본문 바로가기

독서감상문

꿈의방- 데이비드 린치,크리스틴 멕켄나

데이비드 린치 감독

꿈의 방이라는 이 책은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회고록이자, 자서전이 섞인듯한 느낌의 책이다.

500페이지가 넘는 책이어서 읽는데 시간이 꽤 걸리긴 했지만 그만큼 뿌듯함도 있으면서 알찬 시간을 보낸 거 같다.

사실 나는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영화를 처음에는 좋게 보지도 않았고, 보면 어지럽고 이상한 감정에 사로잡혀 불편한 영화라고만 생각했지만 많은 평단에서 극찬을 오고 가는 감독이며 그만큼 호불호가 확실한 감독이다.

그렇게 나는 내 취향과는 거리가 먼 감독이라 받아들이고 관심을 끌려고 했지만, 묘하게 계속 생각나는 장면들과 그의 영화에서만 느껴지는 특이한 감정에 매료되기 시작하면서부터 감독의 머릿속이 궁금해지고 각족 자료들을 찾아보면서 큰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까지 읽게 된 거고.

 

이 책을 읽고 난 나의 느낌은 이 감독의 인생의 전부를 내가 안다고는 못하겠지만 어느 정도 살아온 과정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되어서 신기했고, 앞으로도 많은 영향을 받을 거 같다.

하지만, 너무 tmi(?) 스러운 주변 인물들을 설명하는 과정이 많아서 루즈 해지는 느낌도 받았으며, 뒤로 갈수록 집중력을 잃었던 거 같다.(물론 길어서 그런 거 같기도 함)

그리고 이 데이비드 린치란 사람은 작품으로만 봤을 때는 되게 까다롭고 완벽주의자 성향이고 어두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함께 작업했던 지인 혹은 스태프들 절반 이상의 그와 함께 작업하는 것이 행복했고 최고의 순간이었다고 손꼽아 얘기하는 거 보면 왜 그가 아직까지 창작을 멈추지 않고 자기만의 길로 가고 있는지 가늠이 간다. 영화인으로서만 치부하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재능들을 가지고 있었으며, 미술,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예술을 펼쳐내는 예술가인 거 같다. 1946년생인 린치는 아직까지도 창작을 멈추지 않고 계속 나아가고 있는 모습에 경의를 표한다.

 

책을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구절들

 

213p

"그는 창조성에 어떤 한계도 설정하지 않는다는 거죠. 우리 문화에는 스스로 자기를 판단하면서 수치스러워하는 경우가 많은데, 데이비드에게는 그런 측면이 전혀 없어요. 그는 뭔가를 만들 때 사람들이 그걸 어떻게 생각할지, 또는 그가 무엇을 만들어야 마땅한지, 또는 시대정신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전혀 궁금해하지 않아요. 그는 자기 뇌가 쏟아내는 걸 작품으로 만들어요. 그게 그가 누리는 즐거움 중 하나예요.

 

228p

"나는 대다수 사람들이 자기가 가진 그 어두운 부분들을 인식하지 못한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속이고, 다들 스스로가 상당히 괜찮은 사람이고 남들은 잘못이 많은 사람이라 생각하죠. 하지만 사람들은 하나같이 많은 욕망을 품고 있어요. 마하리쉬가 하는 말처럼, 인간이라는 존재에는 늘 더 많은 것을 바라는 욕망이 깃들어 있고 그 욕망들은 사람들을 자기 집으로 찾아가게끔 이끌어 주죠. 다들 결국 각자의 길을 찾아내죠"

 

237p

"베다에 이런 문구가 있어요. "사람은 행위 자체만 좌지우지할 수 있지 행위에 따른 과실은 결코 통제하지 못한다." 달리 말해 우리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결과물을 세상에 내놓지만, 그 결과물을 좌지우지하지는 못해요. 운이 좋으면 좋은 성과가 나오고, 그건 나한테도 좋은 일이겠지만, 일이 잘못되면 끔찍한 상황이 되면서 나한테 악영향을 끼치죠. 다들 그런 경험 해봤을 거예요. 그런데 그래서 어쩌라고요? 내가 신념을 저버리고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으면, 그건 두 번 죽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253p

"린치의 재능에서 중요한 부분은 물 흐르듯 우연한 상상력이다. 그는 자기 주위에 없는 것 들을 찾아다니지 않고 주위에 있는 것들을 가지고 필요한 것을 만들어 내는데, 린치와 같이 작업했던 모든 이들이 이 점을 언급했다."

 

278p

"대다수의 사람들의 인생은 미스터리로 가득해요. 그런데 요즘에는 상황이 엄청나게 빠르게 바뀌다 보니 자리에 앉아 백일몽을 꾸면서 미스터리를 감지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아요. 지금 세상에는 밤하늘에서 별을 볼 수 있는 장소가 갈수록 적어지고 있어요."

 

305p

"대중문화는 당신을 흡수하는 것으로 반응한다. 그런 후 대중문화는 당신을 안다는 듯 행세하고, 그런 다음에는 당신과 관련한 판단을 내릴 권리가 자신들에게 있다는 듯이 행세한다........

문화적인 아이콘들은 거품 속에서 산다. 그들은 그렇게 살수 밖에 없다. 그들을 요구하는 수요가 지나칠 정도로 거대하기 때문이다

 

365p

"우리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거쳐 가는 동안 기억과 환상, 욕망, 미래에 대한 꿈들에 순식간에 빠져들었다 빠져나오곤 한다. 그리고 마음속에 있는 이런 영역들은 서로의 영역을 침투했다가 빠져나온다.

 

489p

"그의 작품은 영원과 이어지는 접점을 이해할 때, 우리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음을 암시합니다. 각각의 개인은 상황을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는데, 우리 중에서 충분히 많은 사람이 똑같이 긍정적인 방향을 향해 상황을 끌고 가면, 그와 같은 방향으로 인류 전체를 데려가는 어떤 움직임이 일어날 겁니다. 그는 관객들을 선한 방향으로 인도하고 있습니다."

 

503p

"요즘에는 부정적인 것들이 너무 많죠. 주의를 산만하게 만드는 많은 것들이 우리가 실제로 벌어지는 현황을 파악하는걸 계속 방해하죠. 돈에 대한 사랑이 인류와 대자연에 대한 사랑을 능가하는 바람에 우리와 우리 세계는 큰 피해를 보고 있어요."

 

"각자의 인생은 자신에게 주어진 미스터리를 풀기 전까지는 여전히 미스터리이고, 바로 그곳이 우리가 알든 모르든 향하고 있는 목적지 일 거예요."

모든 이들이 행복하기를

모든 이들이 무병 하기를

모든 곳에서 길조가 보이기를

어느 누구도 고통스러워하지 않기를

평화를 누리기를

 

'독서감상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리지널스-애덤 그랜트  (0) 2020.07.27
해빗- 웬디우드  (0) 2020.07.24
타이탄의 도구들-팀페리스  (2) 2020.07.23
창작자들-최용혁  (0) 2020.07.20
린치핀-세스 고딘.  (0) 2020.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