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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기록

1등 후기.

우리는 어떤 걸 사거나 비교할 때 후기를 보는 것에 매우 익숙해져 있다.

책 한 권을 살 때, 책 내용이 어떻고 취향이 어떤 걸 떠나서

이 책이 어떻게 평가를 받는지, 베스트셀러에 올랐는지부터 보고 있고,

영화 한 편 볼 때도 이 영화의 내용이 어떻고 어떤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가 나오는지 보다,

사람들이 매긴 평점이 어떻고 관객이 얼마나 보고 있고, 박스 오피스 1위를 하는지부터 본다.

 

그 외에도 음식, 전자제품, 음악, 배달, 생활용품, 집 뭐하나 할거 없이

후기를 통해 구매를 하고 

후기가 없거나 구매자가 별로 없으면 마음에 든다고 해도

후기가 많은 제품으로 눈을 바로 돌리는 경험을 한적도 있고

진짜 사고 싶은 게 있었다가도 옆에서

"야 이거 써봤는데 별로더라".라고 한마디만 해도 살 마음이 확 없어진다.

내가 써보지도 않았는데 쉽게 포기해버리는 그런 상황들과 마음들이 싫었다.

 

그만큼 본인의 취향, 스타일 보단 후기가 좋다고 알려진 것만 보고, 듣고 찾다 보면

이게 진짜 가지고 싶어서 사거나, 보거나, 듣는 건지 의문이 들 때가 많다.

 

확실하게 검증받은걸 선택하면 편하기도 하고  

시간, 돈 등 생각하면서 낭비하고 싶지 않은 느낌에

소위 안전빵(?)이 진리다.라고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아니면 후기 그 자체에 중독되어버리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어디에서 뭘 하던 남들의 얘기에 더 귀 기울이고

검증되고 안정된 직업을 구하고

베스트셀러만 보고

예매율 1위 영화만 보고

차트 1위 음악만 들으면서

1등 의류 브랜드의 옷만 입고

남들이 제일 많이 하는 sns를 하면서

 

결국, 자기 자신만의 삶이 아닌 남들이 선택한 경로를 따라가고

본인 기준 잘 나가는 남들과 비교하고 자책하면서

자존감을 깎아내려져 가기까지

나 자신도 남들의 '후기'에 의존하면서 살아가는 빈껍데기 일수도 있다고 느껴진다.

 

어떤 걸 실패한다는 그 자체에 두려움이 생겨 안전지대에 머무르려고 하는 상황에서

벗어나서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많은 실패와 우여곡절 등으로 그 속에서 이뤄지는 자아성찰로

자신만의 진한 색깔이 발현되지 않을까.

 

실패를 했다는 그 결과만을 통해 "돈 날렸다, 시간 날렸다", "망했다".

를 중점적으로 생각하기보다 그 과정들 속에서 배울 수 있다는 걸 중점적으로 생각해보는

마음가짐을 연습 해야 한다.

쉽진 않다.

 

오늘 하루만큼이라도 후기의 굴레 속에서 벗어나고 싶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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