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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문

레니 쿠크

 

예전에 인상 깊게 봤던 영화 "언컨젬스"와 "굿타임"의 감독 샤프디 형제의 영화를 찾아보던 중

한국 영상자료원에서 이 감독들의 특별전을 한다길래

작품 리스트를 보던 중 한 농구 선수에 관한 스포츠 다큐가 눈에 띄어 보았다.(감독들이 제일 좋아하고 사랑하는건 영화와 농구라고 한다.)

생각 없이 틀었다가 너무너무 재밌고 인상깊게 봤다.

레니 쿠크 라는 인물에 관한 일대기를 담은 이야긴데

농구팬들은 이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잘 알고있다는데

나는 NBA를 잘 보지 않고 몰라서 사전 정보 하나 없이 봤다.

그래서 더 인상깊었던거 같다.

시작 전에 

이 선수의 학창 시절 동기를 말해주자면

조아킴 노아

 

카멜로 앤서니

 

르브론 제임스

 

가 있다. 지금도 NBA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선수들로써 농구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르브론 제임스는 누구나 아는 슈퍼스타라는 사실을 알 것이다.

그래서, 이 레니 쿠크라는 선수도 NBA에 당연히 입성해 엄청난 고난과 시련을 겪고 이겨내서 마침내

큰 선수가 되어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소위 뻔한 성공스토리 일 줄 알았으나

이영화는 한 남자의 성공담을 담은 이야기도 아니고, 성공한 실패에 관한 이야기도 아니었으며

그냥 성공하지 못한 뼈아픈 실패담이었다. 이때부터 눈에 불이 켜져 집중해서 보기 시작한 것 같다.

 

어린시절 레니 쿠크

고등학교 시절, 앞서 말했던 르브론 제임스, 카멜로 앤서니, 조아킴 노아만큼 뛰어나고 재능이 출중한 선수였고

인기도 많았으며, 기자들이 취재를 하러도 오고 스카우트 제의도 많이 와서 현역 진출에 누구보다 한발 빨리 간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가 19살 때 한국돈으로 약 4억 원 정도 되는 돈도 받았다고 한다.)

이때는 고등학교 농구 선수들이 NBA와 계약을 따내기 위해 대학교를 포기하고 현역으로 바로 가는 경로를 많이 택하는 시대였다고 한다.

(현재는 고등학교 선수들이 바로 계약을 못하는 규제가 생겼다고 한다.)

그때부터였는지 훈련에 참가해도 대충대충 하거나 참가하지 않고 밤에 클럽을 다녔고, 코치의 조언도 무시하며

소위 말하는 스타병(?)이 생긴 듯 

잠깐의 인기와 대중의 관심에 취해있는 느낌이 들었다.

 

기자회견 하는 레니 쿠크

그 이후

2002년 NBA 드래프트에 선발은 되었으나, 결국 뽑히지 않았다.

그렇게 뽑히지 않았다는 충격으로 인해 정신 차려서 훈련도 다시 하고 필리핀 리그나 소규모 대회에 참가하면서

다시 재기를 꿈꾸며 나아가는 줄 알았으나 결국 다시 방황을 시작하게 되고

농구를 그만두면서 6년이라는 시간이 흘러버린다.

그렇게 그는

 

 

 

시간이 지난뒤의 레니 쿠크

선수였다고 하기 힘들 정도로 몸이 불어났으며 맥도날드에서 일하는 지경까지 갔다고 한다.

그는 집에서 아이를 돌보고 티비에선 르브론 제임스가 하는 경기를 지켜본다.

처음에는 현실을 부인하면서 본인의 잘못 보다 그때의 시스템이나 사람들이 그렇게 몰아갔다고 합리화를 하면서

본인이 직접 여는 생일파티에서 현실을 잊으려고 웃으면서 노래를 부르다가도 결국 끝에는 눈물을 보이는 지경까지 왔다.

NBA 경기를 직접 관람하러 가서 본인의 옛 동기인 조아킴과 카멜로를 만나면서도

밤에 술 한잔 하자는 레니의 제안에 조아킴은 아직 그럴 때가 아니라고

못 간다고 말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여기서 확실한 차이가 보였다.)

자신의 교만함과 어리석음으로 인해 본인의 실력만 믿고 훈련과 규칙들은 철저히 무시해버렸으며

그 누구도 잡기 힘든 그런 기회를 본인 스스로 날려버린 셈이다.

그런 잘못된 선택을 하고 그런 경험을 자양분 삼아 다시 올라갈 생각을 하기보단 

후회와 미련의 늪에 빠져서 아예 포기해버리고 하향곡선을 타고 내려간다는 일은

그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도 일어났을 수도 있고 

나 역시도 그렇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전 세계의 모든 성공하거나 꿈을 이룬 사람들을 결과 중심으로 지켜보기보단 과정 중심으로 지켜보고 배워야 한다는 교훈 얻게 된다.

성공과 꿈을 실현 하는게 누구에게나 쉽게 주지 않는 것 같다.

영화 마지막에 과거의 레니 쿠크에게 현재의 레니 쿠크가 조언을 해주는 장면이 가슴 아프면서도 좋은 엔딩이었던 거 같다.

현재 레니 쿠크는 자신과 같은 사례가 일어나지 않도록 청소년을 대상으로 강연을 다니며 훈련과 겸손에 대해 이야기하고 다닌다고 한다.

이 영화는 꿈을 꾸고 있는 누구에게나 추천할 수 있는 작품이고 실패를 겪어본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해줄 것이며,

노력과 겸손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현재의 레니 쿠크가 과거의 레니 쿠크에게 조언을 해주고 질타도 하면서 마지막 말을  인용하자면

 

"결국에는 겸손하게 살고 

놀지 말고 긍정적으로 살면 꿈은 이루어진다."

 

이것만 지켜도 성공 혹은 꿈을 향해 좀 더 빨리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젠 나도 자책하고 후회하는 시간을 만들지 말아야겠다. 그 시간도 아깝다.

모두 부지런하고 노력하는 삶을 살아보자.

 

이 영화는 현재 넷플릭스나 왓챠같은 사이트에선 볼 수 없으며

10월 12일까지 한국 영상자료원 사이트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고 하니 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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