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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기록

역할놀이.

 

우리는 살면서 각각 다른 역할을 가지고 살아간다.

 

가족과 함께할 때,

친구들과 놀 때,

이성과 교제할 때,

직장에서 일할 때,

혼자 있을 때.

 

(나는 심지어 혼자 있을 때마저도

책 읽을 때와 영화를 볼 때와 음악 들을 때의

태도가 각각 다르다고 느낄 때도 많다.)

 

이렇게 한 사람이 하나의 역할로만 살아가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이나

위치마다 정해진 역할을 취하면서

역할극의 배역을 배정받아 살아가는 

자신만의 무대에서

연기하는 배우들 같다.

 

그렇게 자신에게 부여되는 이름들도 가지각색이다.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자신에게 불려지는 이름,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형, 누나, 동생

자기, 여보, 남편

인턴, 사원, 주임, 대리, 과장, 차장, 부장 등

 

자신에게 불려지는 이름이 갈수록 늘어갈수록,

하루 바삐 역할극에 빠지고, 심취하다 보면

진짜 자신의 모습은 어디에 있고

어디서 찾아볼 수 있을까 

가끔씩 혼란이 생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 와중에 N 잡러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 가지의 직업으로는 살 수 없다고 부추기고

밀어붙이는 와중에 

자기 자신을 챙길 정신이 있을 수가 없다.

 

그러다 결국 진짜 자기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지 못하고,

찾을 생각도 못하다가

삶을 마무리할 수도 있다.

 

영화 트루먼 쇼의 배경처럼

우리는 하나의 쇼라고 불리는 스튜디오에

스스로 문을 열고 신이라고 불리는

PD가 정해준 역할놀이를 하러 

계속 빠져 들어가고 있지 않은지

 

어쩌면 나 스스로 결정하고 선택하면서

살고 있는 게 아닌

전부 타인의 영향을 받아

삶을 이어 나가고 있진 않은지

 

트루먼처럼 진짜 자기 자신의 삶과 세계를 꾸려나갈 수 있는

용기가 있는지 궁금해진다.

 

하루하루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게 나쁘다고 말하는 싶은게 결코 아니지만

그만큼 주어진 많은 역할들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을 돌볼 수 있는 시간들을 가져보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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